슬픔이남은이에게

이 봄엔 사랑의 담을 넘고 싶습니다.

어설픈산인 2004. 3. 30. 18:56

이 봄엔 사랑의 담을 넘고 싶습니다.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/ 청량산인

     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 언덕
      나른한 바람이 누운 낯익은 풍경이
      긴 겨울잠을 깨우는 이 봄엔!
      작은 소망 하나 키우렵니다.

      영하의 대지위를 견디고 있는 나목처럼
     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기를
     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 제 생애 바친
      깜깜한 땅 속의 말 없는 뿌리처럼

     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
      아무것도 누리지 못해도
      온몸으로 한 사람을 껴안을 수 있기를

    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
     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
      잔잔하고 따뜻하며 비어 있는 그 마음으로

      누군가의 마음을 타고 오르고 싶습니다.
      온몸으로 껴안으면서 타고 오르고 싶습니다.

      그저 그 누군가의 마음 위로 살며시
      내 마음을 얹어
      담쟁이가 하늘을 향해 뻗어나
      결국은 담을 넘듯이

      그렇게,
      그렇게,
      이 봄엔 사랑의 담을 넘고 싶습니다.

      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      오개월간의 출장에서 돌아 왔습니다.
      한 삼일 여행을 떠납니다.
      다녀와서 소식 전할께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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