슬픔이남은이에게

어느새 가슴에 풀물로 번져옵니다.

어설픈산인 2004. 4. 7. 07:35

 어느새 가슴에 풀물로 번져옵니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청량산인 
      강물 위로 내리는 깊은 어둠처럼난 오래도록 흘러왔지만나의 팔과 다리는 가시처럼 메말라 간혹어둠 속을 찌르곤 하였습니다.이 한 생의 어느 곳에서도내가 해야 할 일이라곤 고작 기다리는 일뿐그렇게 기다리다 꺼져 내리는 한숨소리에 몸도 잃고마음도 잃어 물방울의 집으로 갑니다.그대의 불빛 미치지 않는 곳으로물의 흐름처럼 몸을 낮추고 밤이 지나고푸른 새벽 새들눈 시리도록 숲을 박 차오르는 시간에도그새 바람 한 톨 스치며그리움은어느새 가슴에 풀물로 번져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