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=산인의 아침 산책

풀 벌래 우는 이 밤에

어설픈산인 2006. 10. 26. 00:29
      
      풀 벌래 우는 이 밤에
                      산인
      별도 달도 없는 가을 밤
      헤드 란탄 불빛만으로 
      길 더듬어 산정으로 가는 길목에
      풀 벌래 슬프게도 웁니다.
      어느 해인가 
      서리 내린 추운 날 
      산사의 스님 
      군불 피우시는 부뚜막에서
      따듯하다고 찌르르 찌르르
      고맙다고 찌르르 찌르 찌르르
      담쟁이 곱게 물든 뒤란에
      가을을 놓아둔 채 찌르르 찌르르
      이제는 잊어 진 듯 찬바람에 실려
      어쩌다 들어보는 풀 벌래 울음소리
      정겨움을 버무려 아름다운 추억을
      애절하게 토해내는 천상의 화음
      찌르르 찌르르 찌르르
      풀 벌래 우는 이 밤에
      옛 추억 찾아 산정을 오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