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런들, 저런들 어떠하리오./산인
바람불면 부는 데로
물결이 일면 이는 데로
몸과 마음을 맡기고 살아온 세월
소리없이 다가온 인연과 정을 나누고
그 인연의 소중함에
눈시울 적신 날도
소중한 인연 다하지 못함에
가슴 아리고 쓰림에
눈가에 이슬이 맺힌 날도
지나고 나면 잊히는 것을
비를 흠뻑 맞고 걷다가
물 한 바가지 덮어 썼다고
달라지는 것이 없듯이
우리 인생의 끝은
흙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.
이런들, 저런들 어떠하리오.
그저 허허롭게 살다가 가십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