잊
잊으려고 무작정 떠나봅니다.
매년 이맘때면 도지는
이놈의 가슴 아리는 언제나 끝이 날까?
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
짚 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디딘 오늘
차창으로는 꽃들의 향기로움이 불어주건만
가슴엔 녹지않은 잔설이 남아
아무도 없는 이름 모를 바닷가를 서성 이고
차창을 모두 열고 정신없이 달려도
밤이면 별 속에서 그리운 얼굴 찾습니다.
그 어느 것에서도
사랑하는 사람의 향기를 맡지 못하고
어느 장소에서도
그 사람과 함께 앉아 있지 못하는
난 어느새 3월 말 봄 기운에 어울리지 않는
그리움 가득한 꽃봉오리가 되어갑니다.
3월 28일 어느 이름없는 포구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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