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=산인의 아침 산책

[스크랩] 잠시 머물다 가는 길

어설픈산인 2012. 12. 25. 18:03
잠시 머물다 가는 길/산인
설한풍에 맨 가슴팍 드러내놓고
버티고 서있는 나무의 겨울은 무엇일까?
나에게 겨울은 무엇일까?
괜스레 둘러보는 텅 빈 운동장
떠나간 이들의 이름을 불러보는 계절
혼자 벤치에 앉아 바람만 뒹구는
운동장이 뿌옇게 흐려 보이는 계절
동네 골목에서 공치기하며 놀다
돌아온 저녁 꽁꽁 언 손등이 간질거리는 계절
속눈썹 에워 돌던 가을 햇살은
아련한 추억으로 상실감만 주었는데.
목덜미, 등 환하게 도닥거리며
하얀 눈 위에 내리는 겨울 햇볕은
순결한 탄생과 다시 따사로운 만남을
기다리게 하는 희망을 잉태하겠지요.
잠시 머물다 가는 길
외롭고 지친 발걸음 멈추고 바라보는
텅 빈 벌판
빨리지는 저녁 해거름 속에
외딴집 굴뚝에 피어오르는
저녁연기가 황폐한 내 영혼의
모든 치장과 허영을 갈무리하게 해 주네요.
감사합니다. 사랑합니다. 
의성에서 어설픈 산인 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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